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기록되지 않은 무언가’가 더 많은 이야기를 말해준다.
2022년 6월, 충주시 호암동. 조용한 공공 도서관에서 한 명의 방문자가 사라졌고, 그가 빌렸던 책 한 권은 반납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더 기이한 건… 그는 도서관 시스템에 단 한 번도 등록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1. 사건 개요 – 조용한 독서자의 방문
6월 18일 토요일 오전 10시 20분경,
충주호암도서관 출입 기록에 키 180cm 내외의 남성이 입장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조용히 2층 역사·철학 서가 쪽으로 향했다.
도서관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다소 외지인처럼 보였지만, 별다른 이상 행동은 없었어요.
책을 2권쯤 들고 열람실로 들어갔죠.”
문제는 그가 들어간 이후, 도서관 출구로 나가는 장면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 이상한 점 #1 – 책은 반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남아 있었다
3일 후인 6월 21일,
도서관 직원은 정기 열람실 정리를 하던 중 책상 아래 떨어진 책 2권과 소지품 하나를 발견했다.
- 『존재의 미로를 걷다』
- 『기억하지 않는 기억』
- 그리고 중고 노트 한 권
문제는 이 책 2권 모두
📌 대출기록이 없었다.
📌 누군가가 책을 들고 열람한 흔적은 있었지만
📌 누가 들고 갔는지는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다
책은 자동 대출기를 통과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았고, 직원 대면 대출 기록에도 그 이름은 없었다.
3. 이상한 점 #2 – 존재하지 않는 대출자
남겨진 노트 안에는 짧은 글귀들과 스케치, 그리고 몇 줄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공간은 가짜야.
책들은 읽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통로야.
눈으로 들어오면 나갈 수 없어.”
마지막 페이지에는 서명처럼 보이는 필기체의 이니셜이 있었다:
“R.K.”
경찰은 도서관 출입 기록과 CCTV를 다시 분석했지만
- 입장 기록은 있었고
- 얼굴 인식도 가능했으나
- 주민등록, 출입증, 대출카드, 어떤 공식 정보와도 일치하지 않았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4. 지하 보존서고 – 열리지 않는 문
6월 23일, 경찰 수색팀은 도서관 내 지하 보존서고를 점검했다.
사건 당시엔 폐쇄된 상태였고, 일반인 출입은 불가했지만 해당 남성이 앉아 있던 자리 아래엔 지하서고로 이어진 오래된 열람 계단 흔적이 있었다.
문제는, 그 계단은 2008년 리모델링 당시 폐쇄되었고,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
하지만 경찰은 서가 입구 바닥에서 최근에 긁힌 듯한 신발 자국과 먼지 흔적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간 적이 있다는 뜻이다.
5. 도서관 관리 시스템 – 로그의 오류
사건 이후, 시스템 관리자들은 도서 대출 로그를 전수 조사했고 6월 18일 오후 2시 11분경 자동대출기에 등록되지 않은 채 책장이 열리고 닫힌 기록을 확인했다.
기기 상태는 정상.
하지만 그 순간 카메라가 정지했고, 로그엔 “UNKNOWN_ACCESS”라는 미등록 접속 기록이 남아 있었다.
6. 마무리되지 않은 장면 – 책장 사이, 멈춰선 프레임
CCTV 백업 영상을 재확인하던 한 직원은 오후 2시 17분경의 한 프레임에서 화면이 멈춰 있는 걸 발견했다.
- 화면엔 아무도 없고
- 단지, 책장 사이 어둠 속에서
- 누군가의 ‘다리 그림자’처럼 보이는 형체가 희미하게 비쳤다
누군가 있었는가?
아니면 빛의 장난이었는가?
정확한 건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마무리하며
충주 도서관 실종 사건은 질서와 정보의 공간인 도서관이 한순간에 이질적이고 폐쇄적인 미지의 장소로 바뀌는 것을 보여준다.
책은 읽는 대상이 아니라 접속의 도구가 되었고, 그 안에 있던 사람은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졌다.
“존재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다음 편 예고]
🔍 “전주 골목길 실종 사건 – 7개의 폐쇄된 골목, 그리고 열린 8번째 문”
* 본 게시물은 실화가 아닌 허구에 의한 창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