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하지만 어떤 꿈은 너무 현실 같아서, 깨고 나서도 한참 동안 멍하니 있게 만든다. 그리고 가끔은, 그 꿈이 나를 본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건 며칠 전, 내가 겪은 아주 이상한 꿈 이야기다.
1. 눈을 떴다. 그런데, 나는 내 방에 없었다.
처음엔 진짜로 눈을 뜬 줄 알았다. 침대의 감촉도, 창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도 너무 현실 같았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벽의 색이 내가 알던 흰색이 아니라, 연한 회색빛이었다. 벽지가 벗겨진 자리에 붉은 글씨가 적혀 있었고, 문은 평소보다 한 뼘 정도 더 낮아 보였다.
나는 일어났다. 천천히 방을 둘러봤다.
모든 것이 조금씩 어긋나 있었다. 침대 프레임은 뒤틀려 있었고, 창문 밖 풍경은 내가 사는 동네가 아니었다. 낯선 골목과 어두운 하늘, 그리고 사람 없는 거리.
그때, 문 너머에서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2. “깼어?” 누군가 내 방에 있었다.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을 열었고, 복도 끝에서 나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야 깼네.”
그는 말했다. 목소리도 나였다. 하지만 느낌이 달랐다. 표정은 없었고, 눈빛은 텅 비어 있었다.
“여기, 네가 있어야 할 곳이야.”
나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손이 떨렸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꿈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는 생생했다. 너무 생생해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가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3. 도망치려 했지만, 문은 계속 그 자리였다
나는 방으로 다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문을 잠그려 했지만 손잡이는 사라져 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은 나를 가두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창문으로 나가려 했지만, 창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로, 아무것도. 골목도, 하늘도, 거리도, 그냥 검은 공간만 있었다.
뒤에서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나고 싶어? 그럼 기억해 봐. 너, 진짜 마지막으로 깬 게 언제였는지.”
4. 나는, 한 번 더 깨어났다
심장이 터질 듯 뛰는 순간, 나는 눈을 떴다.
이번엔 진짜였다. 내 방이었다. 벽도, 창도, 모든 게 평소처럼 익숙했다.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03:33 AM.
물을 마시고, 다시 누웠다. 다시는 그 꿈을 꾸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하지만 침대 옆 협탁에 뭔가 낯선 물건이 있었다.
연한 회색 메모지 한 장. 거기엔 이런 글씨가 적혀 있었다.
“여긴 네가 있어야 할 곳이야.”
그 순간, 나는 진짜로 다시 깨어났다.
5. 정말 깨어난 걸까?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나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다.
내가 진짜 현실에 있는 건지, 아니면 또 다른 꿈 속인지.
꿈은 기억 속에서 점점 흐려지기 마련인데, 이상하게 이 꿈은 날마다 조금씩 선명해진다.
가끔 밤에 눈을 떠서 방 안을 둘러볼 때, 벽이 아주 잠깐 회색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아주 짧은 순간 웃고 있을 때도 있다.
나는 웃지 않는데도.
🔍 꿈 해석? 그것보다 중요한 건 감각
사람들은 꿈을 해석하려고 한다.
길몽인지 흉몽인지, 무의식의 메시지인지.
하지만 내가 겪은 이 꿈은 그런 걸 넘어서는 무언가였다.
그건 마치, ‘진짜 나’가 아닌 무언가가 나를 기억하려는 느낌이었다.
📌 이상한 꿈을 꾸는 당신에게
혹시라도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다면,
03시 33분에 깬 적이 있다면,
눈을 떴는데 어딘가 ‘약간씩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면 —
당신도 아직 꿈에서 완전히 깨어난 게 아닐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