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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채식주의자』 리뷰 – 인간 존재의 경계, 식물로 향하는 욕망의 기록

by storyteller123 2025. 6. 25.

작품 정보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채식주의자』는 2007년 10월 창비에서 출간된 연작소설입니다. 원제 “菜食主義者”처럼 채식주의자로 살아가는 여성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과정을 세 편의 이야기로 이어나갑니다. 2016년에는 영어 번역본으로 인터내셔널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줄거리 정리

『채식주의자』는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 채식주의자
    평범한 주부 영혜는 ‘붉은 고기를 흘리며 먹는 꿈’을 꾼 후 식욕을 잃고 완전한 채식을 선언합니다. 그녀의 변화는 남편과 가족을 당황하게 하며, 그 반응은 점점 폭력적으로 굳어집니다. 고기를 먹도록 강요받던 영혜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2. 몽고반점
    비디오 아티스트인 영혜의 형부 민호는 처제에게서 몽고반점을 보고 예술적 영감을 얻습니다. 그녀의 나신에 꽃을 그리는 촬영 도중 밀고 당기는 욕망과 권력의 왜곡된 교류가 드러납니다.
  3. 나무 불꽃
    언니 인혜는 영혜를 돌보며 그녀가 식물로 변하는 듯한 모습을 목격합니다. 병원을 벗어나 숲 속에서 자신의 몸을 나무처럼 여기는 영혜를 보며 인혜도 삶에 대한 문제의식을 직면하게 됩니다.

이 세 이야기 모두 영혜를 향한 주변인의 시선으로 서술되어, 독자는 인물들의 심층 심리와 폭력·욕망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1. 식물로 향하는 저항

영혜는 ‘식물됨’을 통해 인간 폭력의 구조로부터 도망치려 합니다. 채식주의는 단순한 음식 선택이 아닌, 인간성, 폭력, 욕망에 대한 근본적 저항이자, 몸의 정치입니다.

2. 시선의 변화, 인물 심리의 층화

남편은 아내에게서 평범함이 떠나자 충격에 빠지고, 형부는 예술의 도구로 야기된 권력과 욕망을 경험하며, 언니는 가족 갈등 속에서 인간성과 돌봄 사이를 고민합니다. 시선마다 영혜가 품은 존재의 불안이 섬세히 울립니다.

3. 절제된 공포, 기괴한 아름다움

한강의 문체는 잔잔하지만 강렬합니다. 평범함이 기괴함으로 전이되는 순간, 육체의 변형은 잔인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읽는 이를 긴장케 하는 으스스한 울림이 작품 전반에 흐릅니다 

4. 욕망과 폭력의 깊은 연결

채식 선언, 예술적 대상화, 돌봄과 구원 시도 속에도, 욕망은 폭력이 되어 사람들 사이를 파고듭니다. 작품은 욕망의 본질을 상호 관계 속 권력의 형태로 드러냅니다.


추천 이유

  • 문학적 성취: 2016 맨부커상 수상, 노벨 수상 이후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한국 고전 중 하나입니다 
  • 강렬한 심리 묘사: 인물 내면의 파괴적 흐름이 짧은 구절과 문장으로도 압도적으로 드러납니다.
  • 장르 넘나드는 깊이: 문학, 페미니즘, 심리, 예술 비평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 작품으로서 다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몸과 욕망, 그리고 폭력이 어떻게 삶을 지배하는지를 식물화라는 극단적 상상 속에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읽는 이는 종종 불편함을 마주하지만, 그 불편함이 인간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합니다.
채식이라는 단순한 행위가 기호 이상의 의미, 저항 이상의 선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한강은 무겁고도 섬세한 문장으로 증명합니다.

채식주의자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도서